늦은 나이에 취미로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연습하다 보니 실력이 늘지 않고 매일 연습을 위한 연습만 하는 것 같다.
내가 재즈피아노 배우기에 대해서 남들에게 조언을 할 급은 안되지만 독학으로 시작하여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던 과정에서 깨달은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써 본다.
이 글은 피아노를 전혀 못 치는 피알못 같은 피아노 입문자를 위한 글이므로 바이엘 정도라도 칠 수 있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없을 것 같다.
재즈피아노 배우기는 학원, 교습소 등록이나 개인 레슨을 받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며 시간을 절약하는 일이다.
교본만 보면서 재즈피아노 독학을 하겠다는 것은 타고난 재능이 매우 출중하지 않은 이상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재즈 피아노 독학을 시작한 입문자 대부분은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가졌던 재즈피아노 배우기에 대한 열정이 빠르게 식어가며 동시에 흥미를 잃고 결국 포기하게 되는 수순을 밟는다.
구입한 디지털 피아노는 중고나라나 당근마켓에서 처분 ^^
초보의 재즈피아노 배우기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까?
'도레미파솔라시도' 이것도 제대로 못 치는 피아노 초보라도 거의 다 바이엘, 체르니, 하농 이런 식의 커리큘럼 (교육과정)을 스스로 계획한다.
짧게 결론 부터 말하자면 저런 커리큘럼은 피아노 초보에게 재즈피아노를 포기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바이엘만 완전히 마스터하는 것만으로도 개인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간추린 체르니 100, 그다음 하농까지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3년 동안 천신만고 끝에 저 커리큘럼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 다음은?
재즈피아노 즉흥 연주가 가능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저런 커리큘럼을 차근차근 밟은 후 재즈피아노를 시작하면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라 피아노 초보들을 지치게 만든다.
재즈피아노 기초.
재즈피아노의 기초는 바로 코드와 스케일이다. 이 둘만 능숙하게 칠 수 있어도 취미로 재즈피아노 연주를 즐기는데 충분하다.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심화 과정을 밟아야겠지만 재즈피아노의 기초는 코드와 스케일에 대한 이해와 연주 능력으로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코드와 스케일은 최소한 12키의 메이저 7, 마이너 7 그리고 메이저 스케일, 마이너 스케일 정도는 막힘없이 칠 수 있어야 한다.
이 정도의 기초 실력만 갖춰도 재즈화성학 책을 보면서 코드 진행과 스케일 이어 붙이는 것을 배워서 간단한 솔로 라인을 만들 수도 있다.
재즈피아노 기초 교본.
정통 클래식피아노 연주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바이엘, 체르니, 부르크 밀러는 굳이 책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코드와 스케일 외우기 및 연습에 중점을 둔 재즈피아노 기초 교본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악보가 너무 복잡해 보이는 교재는 피한다. 독보력이 없는 피아노 초보에게는 악보 보다는 건반 그림으로 코드와 스케일을 설명해주는 교재가 더 낫다.
악보를 보며 찬양, 영화음악, 뉴에이지, 애니 주제가, 가요, 팝송을 연주할 목적이라면 피아노 어드벤쳐 또는 알프레도 피아노 교재를 추천한다.
이 두 교재는 재즈피아노 초보자가 '리얼북' 수준의 악보를 보며 멜로디와 코드를 초견으로 연주할 수 있는 독보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된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매장을 방문하여 직접 책을 보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고르는 것이 좋다. 다만 이 책들은 정통 재즈피아노 교본이 아니므로 우선은 코드와 스케일부터 연습할 수 있는 교재를 선택하도록 한다.
재즈피아노 독학이 아닌 자기주도학습.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과 구구단 정도는 미리 익히는 것 같이, 독학이 아닌 재즈피아노 학원을 다니거나 개인레슨을 받더라도 최소한 기본 코드와 스케일은 외워서 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 정도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레슨을 받더라도 코드와 스케일 부터 시작하게 된다. 코드와 스케일 연습은 본인이 직접 연습하면서 익히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학원을 다니거나 개인레슨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온라인 레슨이나 유튜브에서 코드와 스케일 기초 강의를 보면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이 왼손은 C 메이저7 코드를 오른손은 D 코드를 눌러주는 것만으로도 텐션 충만한 재즈 화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재즈피아노의 기초는 코드와 스케일 이다. 기본 코드만이라도 기계적으로 외울 수 있게 된다면 4비트의 간단한 반주를 하면 보컬 트레이닝도 할 수 있다.
12키 모두 외우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기본 C, F, G키의 스케일과 해당 키의 다이어토닉 코드만이라도 외우도록 한다. 여기에 각 키의 모달 스케일까지 외우면 금상첨화.
스케일 상의 반음 위치 등을 파악하고 코드를 만드는 원리를 이해 한다면 더 효과적으로 외울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