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중 2018년도 여름만큼 더웠던 적이 없다. 새벽 5-6시에도 실내온도가 30도를 웃돌 정도였다. 높은 습도와 온도와 더불어 거의 한달 가까이 이런 더위가 지속되었다. 그래도 처음 일주일간은 정말 고통스러웠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그런 더위에 몸이 적응하는 것을 보고 새삼 놀라웠다.
2022년도 올 여름은 2018년도에 비하면 정말 착한 여름이었다.
그러나 착하지만 눈치가 없는 그런 여름이었다.
장마가 다 끝난 줄 알았던 7월말에 갑자기 태풍 같지도 않은 태풍 지나간 후 장마 처럼 흐리고 비오는 날이 더 많았다.
그로 인해서 불볕 더위나 땡볕 더위는 피할 수 있었지만 열대성 기후 처럼 후덥지근한 습기를 동반한 찜통 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그런 여름 날씨였다.
2022년도 처서인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습도가 낮은 바람이 불고 있다. 기온도 어제 보다 2도 정도 낮아져 산들바람 같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닭칼국수.
개인적으로 칼국수는 장칼국수, 해물칼국수, 칼만두국를 좋아한다. 닭 냄새가 싫어서 삼계탕, 닭죽, 닭칼국수는 굳이 내 돈 주고 사 먹지 않지만 지난 말복에 아는 분이 갖다 주셔서 먹게 되었다.
닭고기에서 닭냄새가 느껴져 닭고기는 넣지 않고 숙주나물, 호박, 양파, 배추 야채 고명만 넣고 끓여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정말 맛있었다.
맛은 맵지 않고 담백한 백짬뽕 느낌? 야채 고명에 불맛나는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 것 같은데 그래서 불맛나는 짬뽕과 비슷했다.
닭곰탕 국물 같은 육수가 같이 포장되어 들어 있었는데 닭냄새가 거의 안 나고 깔끔한 국물 맛이 났다.
그리고 반찬으로 살짝 매콤한 겉절이 김치도 포장되어 있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겉절이를 양념장 삼아 칼국수 넣어 먹으면 얼큰한 맛이 난다.
닭고기는 나중에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살만 발라 먹으려고 했는데 같이 온 겨자소스를 듬뿍 찍어 먹어 봤지만 닭 냄새가 너무 심해서 먹다가 남겼다. 양치질 하기 전까지 닭냄새가 입안에서 맴돌았다.
닭칼국수 집이 아니라면 나중에라도 한번 찾아가서 먹고 싶은 그런 칼국수 맛집이다.
5000원에 2개 미니수박.
단호박 보다 살짝 더 큰 크기의 아담한 미니수박을 2개에 5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구입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수박은 너무 커서 혼자서 먹기에는 정말 많이 불편하다.
매 끼니 수박으로 때워도 4-5일은 먹어야 한다. 그리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음식 냄새가 스며들고 수박껍질 음식물 쓰레기도 발생한다.
미니수박은 반으로 자르면 내 기준으로 딱 1인분이다. 반은 먹고 반은 냉장고에 넣어 뒀다 먹으면 당일에 다 먹을 수 있다.
크기는 미니지만 맛은 일반 수박과 별 차이가 없고 당도도 높다. 복수박은 수박 속살 과육의 식감이 다소 푸석푸석한 편인데 이 미니수박은 아삭아삭한 식감을 갖고 있다.
너무 차가운 수박은 먹기 싫어서 냉장고에서 꺼낸 후 실온에 30분 정도 두었다가 먹었다. 이런 미니수박을 마트에서도 팔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편의점 아메리카노 커피로 마무리. 아이스아메리카노 원두인 것 같다 다크로스팅 원두 보다 산미가 살짝 높다. 이제 올 해의 여름도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이다. 늦더위가 있겠지만 그래도 2주 정도 지나면 추석이다.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간다. 습도가 낮아져 기분은 상쾌하다. -끝-